2009년 9월 11일 금요일

열,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 아흔.

T모 빵집의 어여쁜 알바생과의 대화 내용입니다.

 

알 : "초는 몇 개 필요하세요?"

나 : "예순이요"

알 : "예순이 몇 개에요?"

나 : "...?"

알 : "...?"

나 : "...육십?"

 

어느 날인가 '예순'이란 말이 사라지고 '육십'만 남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이미 아흔 아홉 너머를 순우리말로 세는 능력을 잃었으니까요. 온(백의 옛말), 즈믄(천의 옛말) 같은 단어는 그 존재를 알고 있더라도 실생활에선 전혀 쓰이지 않습니다. 온하나(101), 온둘(102) 같은 식으로 세는 것이 맞는지, 200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조차도 모르겠네요.

 

2100년 쯤 어느 아이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십, 십일, 십이, 십삼이라고 숫자를 세지 않도록 열, 스물, 서른, 마흔, 쉰, 예순, 일흔, 여든, 아흔을 아껴줘야 겠습니다. ^^

댓글 4개:

  1. 어여쁜 우리말이 옛날 것이라 천시되고 실생활에 잘 쓰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잊혀진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먼 미래에는 현 우리말 중 과연 몇 개나 남아있을까요? 우리 모두 글로벌 경쟁력 시대에 맞게 영어공부하기에 앞서 우리말부터 철자, 띄어쓰기, 순우리말 등 하나라도 더 짚고 가야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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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말들을 너무 줄여서 쓰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맞춤법 조차 잘 모르는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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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요즘 말들을 너무 줄여서 쓰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요즘 젊은 세대들은 맞춤법 조차 잘 모르는것 같아서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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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하.. 감사합니다.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이걸 초딩때 배워놓고도 근 평생을 안쓰다보니 까먹었네요 작성자 말대로 꼬박꼬박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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