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1일 목요일

안드로이드 음모론

(이 내용은 100% 개인창작 소설이며 언급한 내용도 모두 사실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애플 아이폰 폭풍에 대항하기 위해 많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당장 국내의 메이저 제조사인 삼성과 LG도 안드로이드에 주력하겠다는 신년 계획을 내고 있는 마당입니다. OS 자체 개발을 목표로 했다면 아이폰에 대항하기는 커녕 지금쯤 맨땅에 헤딩하느라 힘에 부쳤을 제조사 입장에서는 구글은 反애플의 선봉에 선 정말 천사 같은 존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만, 과연 구글은 천사일까요?

 

구글과 애플은 전통적으로 친했습니다. 공통의 적으로 MS를 가지고 있던 터라 '적의 적은 친구' 룰에 따라서도 가까워지기 충분했을 뿐 아니라, 둘은 서로 사외 이사를 주고받는 사이기도 했지요. 이런 기반 위에 출시된 아이폰의 꽤 많은 기본 기능이 구글 서비스에 의존합니다. 구글맵, 구글검색, 유튜브 등이 '디폴트'로 박혀있습니다. 메일 서비스는 Hotmail, Yahoo!, AOL, Gmail 같은 여러 옵션을 제공하면서 기본 검색은 뭐 어떻게 바꿀 수도 없이 구글입니다. 유튜브에 이르면 생뚱맞기까지 하는데, 다른 모든 플래쉬 기반 서비스는 안되더라도 유튜브는 별도 어플 기본 내장이라는 특별 취급까지 받고 있습니다. 많이 쓰는 서비스라 그런거라면 페이스북, 트위터도 만만치 않은데 이런건 왜 '디폴트'가 아닐까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발표한 이후 구글의 에릭 슈미트 씨는 애플 사외 이사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휴대폰 OS 시장이라는 경쟁 업종에 진출한 이상 당연한 모양새이긴 합니다. 이후 애플과 구글은 '구글 보이스' 어플리케이션의 아이튠즈 앱스토어 승인 문제를 가지고 한바탕 시끄럽게 싸웁니다. (결과는 그다지 명쾌하지 않았지만) 그리하여 세계는 구글과 애플을 확실하게 모바일 시장의 경쟁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애플을 버릴 수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아이폰 플랫폼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잘 나가는 것이 목표라 하더라도 구글은 애플을 못 버립니다. 우선, 구글의 주 수익원인 서비스에서 애플을 배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사파리 브라우저는 구글 서비스에 접근 불가라는 정책을 만든다면? 아이폰을 버리고 안드로이드로 이동하는 사람은 없고 구글만 오지게 욕을 먹겠죠? 게다가 구글은 서비스로 돈을 받는 회사도 아닙니다. 검색과 트래픽이 돈을 만드는 회사죠. 오는 트래픽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에게 애플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모든건 점유율이 말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애플도 구글 못 버립니다. 아이폰에서 'Gmail은 안됩니다'라고 유저에게 설명할 정당한 근거? 그런거 없습니다.

 

구글 서비스의 근본은 모두 웹 상에 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를 볼까요. 어디서 접근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메인 비지니스가 이렇게 흘러가는데 일개 모바일 OS 사업을 위해 아이폰만 예외로 배척할 수 없습니다.

 

구글이 모바일 OS 사업을 시작한 중요한 이유는 어쩌면 자기만의 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이 데스크탑 시장에서의 MS 같은 존재로 자라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거죠. 구글이 크롬 OS를 가지고 데스크탑 OS 시장에도 파고들려고 이리저리 애쓰고 있다는건 다들 아시겠지만, 워낙 MS의 방어가 공고합니다. 게다가 MS는 구글과 서비스에서도 직접 경쟁을 벌이는 상대죠. OS 장악력을 이용해서 메신저 시장과 브라우저 시장, 검색 시장 등에서 온갖 불공정 행위를 일삼고 있습니다. live 검색 그게 어디 제대로 된 검색입니까? 디폴트니까 그나마 점유율이 그렇게 나오겠죠. 이제 한창 크기 시작했고, 미래에는 어쩌면 데스크탑 시장보다 훨씬 커질지도 모르는 모바일 시장에서도 똑같은 일이 되풀이될지도 모릅니다.

 

MS가 데스크탑 OS 시장을 한창 장악하던 때 구글은 존재하지도 않았던 회사였지만 지금의 구글은 돈도 있고 인력도 있고 브랜드도 있습니다. 당연히 일찍 발을 담궈놓는게 유리하겠죠. 일단, 당장이라도 애플이 구글의 요구를 거부하면 '그래? 아쉽지만 그럼 안드로이드에만 넣어야겠네..'라는 협상용 카드가 생겨났습니다. 안드로이드가 1등이 되면야 좋지만, 꼭 1등 플랫폼이 되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유의미한 차이의 2등(한 25% share?)이기만 해도 충분한거죠. 그것만으로 구글은 모바일 시장 전체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채택한 제조사들은... 꼭두각시가 되었네요.

 

어쩌면 애플과 구글은 이면합의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오픈 플랫폼으로 가되, 아이폰보다는 한발짝 늦거나 부분적으로만 앞서나가자. 이 정도면 구글과 애플은 윈윈입니다. 두마리 말은 서로 경쟁하는 것 같이 달리고 있지만, 결국 가려는 방향은 이미 합의가 끝나있다고 봅시다. 다른 말들은 둘이 신나게 달리는 걸 보고 일단 지면 안되겠다고 정신없이 쫓아가는데만 열중합니다. 그런데 쫓아가는 것도 자기 발로 달려서 쫓아간게 아니고 둘 중에 하나에 마차를 달아서 얻어탔습니다. 결국 종착점은 둘이 정한거죠. 남들은 들러립니다.

 

안드로이드 덕분에 대부분의 휴대폰 제조사가 OS의 자체 개발을 포기했거나 소홀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몇 년 후 이런 추세가 더 심화되고 나면 그 때 생긴 모바일 OS 시장의 벽은 지금보다 몇 십 배 이상 높아져 있을거고, 그 때 가서 '아 여기로 오는게 아니었어'라고 후회해봐야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OS를 독점하는 아이폰으로 과반의 시장을 먹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로 나머지 중 큰 부분을 가져가 통신 사업자에 이어 또 하나의 갑이 되어 휴대폰 제조사들 위에 군림하게 됩니다. 아직 죽지 않은 Windows Mobile의 MS, 그리고 간신히 마에모와 그 자손들을 내세운 Nokia 정도가 소극적인 저항을 하고 있겠죠.

 

즐거운 노예 라이프의 시작. 안드로이드.

2010년 1월 8일 금요일

아, 엔화 환율 눈물만 나네요.

초록색 화살표가 엔화 매입 시점...

문제는 이게 언제 다시 반등할지도 모르겠단거죠.

나름 이전 추세선 기준으로 적당하게 샀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ㅎㅎ

 

2010년 1월 6일 수요일

FF13 드디어 11장에 돌입했습니다.

말많고 탈많은 파이널판타지13입니다만, 대략 30시간 정도의 거북이 플레이타임으로 11장에 들어섰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은 한마디로...

고행

이었네요. 파판13 이거 정말 미묘합니다. 전투가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3~4시간 이상을 하기가 힘드네요. 10만원 가까운 투자 비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지름 합리화 쉴드가 펴지지를 않습니다.

혹시 한참 늦은 지금 시점에 일본판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일단 정발까지는 기다리시는게 훨씬 나을 것 같습니다. 며칠 안 남았고... 싸니까요.